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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호사의 화투(花鬪)놀이

foryou

2021-08-13 06:18:44, 조회 : 34, 추천 : 17

오월 난초 나비가 되어 유월 목단에 춤 잘 추네/

칠월 홍돼지 홀로 누워 팔월산에 달이 뜬다/

구월 국화 굳은 한 맘이 시월 단풍에 뚝 떨어지고/

동짓달 오동달은 열두 비를 넘어가네.

어느 아낙네의 노래인가 싶겠지만 경남 밀양에서 구전돼 온 ‘화투 타령’이지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따르면 화투 타령이 언제 만들어졌는지는 분분하지만

일설엔 일제강점기에 많이 불린 점을 들어

일본인이 우리 땅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하면서 퍼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요

일년 열두 달, 나라 잃은 설움과 무력감을 노래했다는 평가도 전해지고 있지요

그러나 이 화투(花鬪)의 원조격인 것이 있었어요
그것이 바로 투전(鬪錢)이지요

길이는 10~20㎝. 손가락 정도 너비의 콩기름 먹인 종이에 동물 그림이나 글자가 적혀 있는데

패를 뽑아 적힌 끝수로 승부를 겨뤘어요

중국에서 생겨나 조선 시대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숙종때 역관을 지낸 거부(巨富) 장현이 역모 혐의로 옥살이할때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어요

장현은 경종을 낳은 희빈 장씨의 당숙이기도 하지요

처음에는 놀이로 시작했지만 돈내기가 붙으면서 투전은 사회문제가 되었어요

『조선왕조실록』엔 정조 15년(1791년)에 올라온 장문의 상소 기록이 있는데

사대부 자제부터 서민들까지 집과 토지를 팔아 바칠 정도가 되고 있으니

투전판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였지만

성군으로 불리던 정조 역시 투전 열풍을 막지는 못했지요

개화기와 해방을 거치면서 투전이 빠진 자리엔 화투(花鬪)가 들어섰어요

정작 종이로 화투를 만들어 팔던 일본의 닌텐도는 시대 변화와 함께 게임회사로 변모했지만

문화 수입국인 우리나라는 치면 착착 소리가 나는 플라스틱 소재 화투를 만들면서

화투 수출국 소리를 듣기도 했어요

서민 놀이의 대명사였던 화투는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선

스마트폰 게임에 밀려 어르신들만의 놀이가 되었지요

이 사연 깊은 화투가 얼어붙었던 우리 마음을 녹이는 일이 벌어졌다 하네요

겹겹으로 된 방호복을 입은 한 간호사가 코로나19로 입원한

93세 치매 어르신과 화투를 치고 있는 사진 한장이 알려지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어요

주인공은 삼육서울병원의 이수련(29) 간호사.

“내가 왜 여기 있냐”고 묻는 백발의 할머니와 마주앉아 수건을 깔고 화투를 처 드렸지요

치매 할머니는 화투도 잘 치셨지만 너무도 즐거워 하셨다고 하네요

간호사는 시간이 날때마다 할머니를 찾아가 화투를 처 드렸다고 하지요

간호사의 정성 덕에 할머니는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하였지요

요즘처럼 박정한 시대에 보기드문 훈훈한 이야기가 감동을 주고 있어요

어찌보면 말 그대로,

아름다운 꽃들의 겨루기 화투(花鬪)였는지도 몰라요

[참고: 중앙일보] [분수대] 화투(花鬪)

-* 언제나 변함없는 녹림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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