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언어는 마법(魔法)을 일으킨다

foryou

2023-10-19 13:10:07, 조회 : 5, 추천 : 0

"원래 입에 쓴 약이 몸에 좋은 법이잖아. 그러니까 기분 나쁘게 듣지 말고 도움이 되는 말로 새겨들어."

자신의 말이 기분 나쁘게 들리더라도 받아들이라는 뜻이다.

몸에 이로운 충고도 쓴맛 나지 않고 귀에 거슬리지 않게 할 수 있다.
같은 의미이지만 상대를 배려한 말로 바꾸어 이야기하면 오히려 덕담이 된다.

이를 위해 언어의 마법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1️⃣ 먼저 상대의 견해를 긍정하자

언제든 누구나 다른 사람과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생각이 다르고 살아온 환경이 다르므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절대 단도직입적으로 상대의 의견을 부정하지 말자.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고 상대의 의견에 합리적인 부분이 있다면 받아들여야 한다.
그 뒤에 자신을 의견을 제시하자.

"당신이 제기한 의견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어요.
그 부분에서는 저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제가 말한 관점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상대의 말을 긍정한 뒤 자신의 의견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자.
먼저 상대를 긍정하고 다른 의견을 제시하면 객관적으로 보이고 논리적인 사람으로 보인다. 그렇게 함으로써 당신의 의견을 상대가 경청하고 이해하며 받아들인다.

2️⃣ 상의하는 말투를 쓰자

다른 사람과 의견이 다를 때는 명령적 어조를 사용하면 안된다.
가능하다면 온화한 말투로 정중하게 제안하자.

"당신의 의견은 그렇지만 제 생각에는 ㅇㅇ으로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게 효과가 더 좋지 않을까요?"

상의한다는 것은 상대를 존중하는 표현이다.
당신이 충분한 존중을 보여줄 때 상대도 당신 의견을 고려하고, 상응하는 존중을 보낸다.
예의를 갖추고 대안을 찾자는 의견에 버럭 화를 내거나 강압적으로 자기 의견만 관철하는 사람은 드물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는 누구와도 대화가 통하지 않는 사람이다.
막무가내로 상대가 자신의 주장만 고집한다면 그때는 당신도 확고한 어조를 사용하자.

3️⃣ 진격을 위해 먼저 퇴각하라

서로 다른 의견으로 대립할 때 전투적인 표현을 쓰지 말자.
곤란하다는 듯 살짝 난처한 표정만 드러내도 된다. 당신이 망설이거나 우물주물하는 모습에 상대는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한다.

"다른 의견이 있다면 말해보세요. 괜찮아요."

상대가 이 말을 건넨다면 그때 당신의 의견을 말하자.
당신 의견이 조금 과하더라도 상대는 자신이 말하라고 제안했기에 말이 끝날 때까지 거부감을 보이지 못한다.

4️⃣ 상대에게 발생 가능한 부작용을 인식하도록 도와준다

상대의 의견을 직설적으로 부정하면 그를 이해시키기 힘들다.
먼저 상대의 의견을 잘 듣고 허점을 찾아야 한다.
그 의견이 가져오는 부정적인 결과를 분석해 제시하면 상대는 할 말을 잃는다.
상대 의견에 논리적 오류가 있다면 이에 반박할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전문가의 의견이나 통계 자료, 사례, 기사 등 사실 토대로 한 자료가 유용하다.
객관적인 자료일수록 명확한 근거가 되어 상대는 어떤 점에서 자기 의견이 잘못되었는지 알게 된다. 상대가 미처 생각지 못한 반론자료라면 당신에게 더 유리하다.

5️⃣ 사례 설명을 통해 자신의 관점을 증명하자

상대에게 다른 의견을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는 안 된다.
특히 소통 대상이 선생님이나 상사, 연장자라면 그들의 관점을 직설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예의에 어긋날 뿐 아니라 권위를 무시하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대신 그들도 알 법한 비슷한 유형의 사례를 들려주자.

"다른 사람이 이와 비슷한 일에 부딪힌 것을 제가 보았어요.
그분이 이렇게 처리했는데 결과가 꽤 괜찮았어요.
저희도 그 방법을 참고하면 좋지 않을까 싶네요."

이렇게 타인의 경험을 예로 들어 자신의 관점을 증명하면 좋다.
상대의 체면을 지켜주면서 토론이나 의견 교환의 길을 열어놓는 것이므로 상대가 부정적 견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이러한 소통방식이 직설적인 언행보다 훨씬 똑똑한 처사이며 효과적이다.

🎭 독일 황제 윌리엄 2세의 군함 설계도와 전문가 평가

윌리엄 2세가 전문가에게 군함 설계도를 보내 평가를 요청했다.
설계도와 함께 첨부한 편지에서 자신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이 군함에 들였는지를 설명했다.

몇 주 후, 윌리엄 2세는 전문가로부터 보고서를 받았다.
이 보고서에는 매우 상세한 분석이 적혀 있었고, 설계도에 대한 극찬으로 시작되었다.
전문가의 평가에 따르면 윌리엄 2세가 설계한 군함은 초고속의 속도를 가졌으며 배치된 무기도 천하무적이었다.
실내 시설은 고급 호텔에 묵는 것처럼 편안하고 화려했다.
여기까지 읽은 윌리엄 2세는 우쭐거렸다.
하지만 보고서 끝 문장은 뜻밖이었다.

"이 세상에 둘도 없는 슈퍼 군함은 단 한 가지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에 들어가면 곧 납덩어리처럼 물밑으로 가라앉을 것입니다."

이를 보고 윌리엄 2세는 유쾌하게 웃었다.

사실 전문가가 보았을 때 윌리엄 2세의 설계도는 전혀 쓸모없는 종이에 불과했다.
하지만 "폐하, 당신의 설계도는 전혀 실용적이지 않습니다"라고 직언했더라면 윌리엄 2세는 분노했을 것이 뻔하다.
엉터리 전문가라며 권력을 이용해 그에게 해를 가했을 수도 있다.
그것을 짐작한 이 전문가는 언어의 마법을 활용해 칭찬으로 윌리엄 2세를 만족시킨 뒤 조심스럽게 자기 의견을 표출했다.

우리도 일상에서 이 화법을 이용한다면 말로 인한 갈등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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