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양의 선(禪: Zen)에 대한 관심이 문화총체적으로 붐을 일으키고 있다.
종전에는 예컨대 참선이라는 수양에 집중되던 것이 최근에는 의복이나 음식 등
물질문화 쪽으로 그 영향권을 넓혀 가고 있다. 스님들이 지금껏 지켜 왔고 발전시켜
온 선문화가 이제는 대중화의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선문화 복합은 마치 자동차문화 복합처럼 문화의 여러 분야에 걸쳐 증후군을 나타내고 있는데
산업화와 공해로 찌든 우리들에게 잠시나마 여유를 갖게 해주고 선사(禪師)들이 즐겨 마시는
녹차의 은은한 향취처럼 우리를 설레게 한다. 왜 선에 대한 붐이 일어나느냐에 대한 답은
여러 형태로 할 수 있겠지만 뭐니뭐니 해도 물질만능의 문화, 이욕(利慾)문화에 시달릴 대로
시달려온 현대인의 탈출구 노릇을 한 덕분일 게다.
그래서 일찌기 서양에선 동양의 선에 대해서 관심을 보여 왔었고 이제 동양문화를 대변하는
자리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선문화는 그 어떤 문화보다도 서양의 물질중심의 문화에서
기인하는 정신적인 병리현상들을 치유하고 인간 본래의 청정한 마음으로 돌아오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또 바쁜 일상의 가운데서도 잠시나마 정신적인 여유를 되찾게 해주는
보완제 구실을 하고 있다.
선은 본래 인도에서 발생한 것으로 그 시기는 대체로 아리아인이 침입하기 전인
서기 1300년경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통적인 인도의 선은 우리에게 요가로
더욱 잘 알려져 있는데 고대의 요가는 정신과 육체를 이원론적인 입장에서 보고
육체적 고행을 통해 정신적 자유를 얻는 방법인데 이는 다시 말하면 우주의 본체인
브라만과 개인의 실체인 아트만의 일치를 꿰뚫어 보는 방법이다. 그러나 석가에
이르러 이것이 육체에 고통을 주고 정작 현실에서의 해탈을 이룰 수 없는 것임을
깨닫게 되고 심신(心身)이 하나가 됨으로써 육체에 고통을 주지 않고도 현실에서
해탈에 이를 수있는 방법을 알게 됐다. 이것이 중국에 전해진 것은 달마(達磨)에
의해서였고 그리고 육조 혜능(慧能)에 의해서 중국 선으로 완전히 자리잡게 된다.
달마 대사로부터 비롯되는 선은 종교사적으로 볼 때 인도불교가 중국화(토착화)된
형태라고 말할 수 있다
